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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나쓰메 소세키 / 문예출판사
    카테고리 없음 2022. 4. 9. 00:31

     

    《나쓰메소세키》일본 메이지 시대 대문호의 여러 작품 중 처음으로 접한 책이 <마음>이다.

    이 책을 관통하는 한 단어를 꼽으라면 외로움이 아닐까 싶다.이 책에 등장하는 선생님은 처음부터 고독한 사람으로 설정돼 있었다. 선생은 어린 시절 부모가 돌아가신 뒤 가장 가깝게 여긴 삼촌의 배신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아 더 이상 사람을 믿지 않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. 책의 중반까지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. 물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친한 사람에게 실망하기도 한다. 특히 그게 어렸을 때여서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했다면 그 고통은 오래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.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게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백 번 양보하고 이해하려 했지만 그 상처 때문에 내 삶을 통해 사람들과 멀어지게 함으로써 사람에 대한 복수심을 표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. 그것은 누군가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내 인생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이며 내 인생에 또 다른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 책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선생님이 이런 삶을 살게 된 이유는 작은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K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.

    외로움. 밝은 은둔자를 읽으며 생각해 본 이 주제는 아직도 내게는 어렵다. 인간 본래의 외로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, 나는 아직 그 극한을 경험한 적이 없다. 그래서 극한적이고 외로울 때 어떤 느낌인지 쉽게 말할 수 없지만, 선생님의 유서를 읽으면서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어느 누구에게서도 얻을 수 없는 위안이 희미하게 느껴졌다. 그렇게 빈 상태로 살면 그야말로 인생이라는 것 자체가 살아가는 것 이상은 안 되는 것 같다.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렇게 살게 된 사람들은 한없이 불쌍해졌다.함께 그런 사람과 가장 가까이에서 일생을 함께 한 부인이 가장 불쌍했다. 선생님은 이 모든 것을 부인에게 알리지 않으려 했지만, 속이 빈 사람을 곁에서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부인의 삶도 결코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.

    누가 곁에 있든 외로운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.그렇다고 외로운 사람은 혼자 인생을 살아야 할까.그렇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정말 외로운 삶이 되는 것이 아닐까.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운 P.25 인간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,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, 그리고 자기 품에 들어오려고 애쓰면서 두 팔 벌려 끌어안지 못하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었다.

    P. 29 "나는 고독한 사람입니다" 라고 선생님은 그날 밤 다시 한번 전에 했던 말을 반복했다. 저는 외로운 사람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댁도 외로운 사람 아닙니까? 난 외로워도 나이들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견딜 수 있지만 젊은 당신은 다르죠?(…) 젊은 만큼 외로운 것은 없지요."

    P.51 과거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올리는 것이네. 나는 훗날 그런 모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지금의 존경을 걸고 싶다. 나는 지금보다 더 심한 외로움을 참느니 차라리 외로운 지금의 상태로 견뎌내고 싶다. 자유, 독립, 그리고 자기자신이 가득한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보아야 한다.

    P.84 옛날에는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다른 사람의 질문에 내가 잘 몰라서 대답을 못 하면 속으로 너무 부끄러웠지만 요즘은 모른다는 것이 그렇게 부끄럽지 않기 때문에 굳이 책을 읽고 답을 찾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지 않아. 간단히 말해서 늙었다는 거야.

    P.94 이 세상에 나쁜 사람이라고 따로 분류되는 인간이 있다고 생각해? 세상에 나쁜 사람이라고 정해진 사람은 없네. 평소에는 모두 착한 사람들이야. 적어도 보통 사람들이래 그런 게 갑자기 나쁜 사람으로 변하니까 무서운 거야. 그러니까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네.

    P.203 향기에 반하는 것은 향기를 일으킨 그 순간뿐이고 술맛에 감동하는 것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찰나인 것처럼 사랑의 충동에도 그런 순간이 존재한다고 믿는다. 별다른 감정 없이 그 단계를 거쳐 상대에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친밀함은 느껴지지만 이성에 대한 촉각은 점점 마비되지 않을까.

    p.345 이 세상에서 내가 유일하게 믿고 사랑하는 사람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쓸쓸했다. 이해시키는 방법은 있지만 이해시킬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니 더 슬퍼졌다.나는 적막했다. 이 세상 어디에도 적을 두지 않고 혼자 살고 있다고 느낄 때가 자주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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